제가 일하는 곳이 미국의 Pacific Northwest 지역을 담당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옐로스톤 국립공원과 관련된 일이 많습니다. 거의 2년에 한번 정도 미국 에너지부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위한 기초 조사 및 시료채취법 최적화를 위해 제가 방문을 했었는데요, 이번에는 새롭게 NASA (미국 항공우주국)의 연구비를 지원받아서 새로운 연못(hot spring)을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연못이라고 써놓고 보니 어감이 좀 이상하네요. ^^
제가 이번 과제가 선정되면서 놀란점 하나는 이 과제의 전체 PI인 교수님이 작년에 은퇴를 하고 명예교수가 되었는데도, NASA에서는 이번에 4년짜리 과제를 주더라구요. 정말 한평생을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뜨거운 연못에 사는 미생물들을 연구해온 역사가 있는지라, 그걸 인정해주나 봅니다. 아직도 연구에 대한 열정이 엄청 뜨거우신 분입니다. 제가 이 교수님을 만나서 공동연구 시작한지가 2010년이니깐 벌써 시간이 꽤 오래 되었네요.
비행기가 Montana 주, Bozeman 공항에 도착하니 비가 오더라구요. 내일부터는 비가 안와야 하는데 하는 그런 걱정이... 미국에서 출장다니면서 여러번 렌트카를 했는데, 대부분 미국차가 주어졌는데, 이번에는 일본 브랜드 Subaru가.. Subaru는 모든 차량이 전륜구동(4륜구동)이라서 독특한 차인데, 몰아보니 뭔가 느낌이 다른듯 하긴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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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저녁식사는 Bozeman 다운타운에 가서 그 교수님을 만나, 그 레스토랑에서 가장 비싼 음식인 Byson Rib-eye 스테이크를 먹었습니다. 바이슨은 버팔로라고도 불리는 "물소" 고기죠.. 내일부터는 좀 고생을 하니 오늘 잘 먹자는... 그나저나 미국 성조기는 왜 꽃아서 줬나 모르겠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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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6시에 만나서 옐로스톤으로 향했습니다. 이번 연구지역은 옐로스톤 북쪽에 있어서, Gardiner쪽으로 들어갑니다. 입구에 도착하니 뭐 벌써 주변 산들 위쪽에 눈이 하얗게 왔네요. 기온도 엄청 낮습니다. 리치랜드라면 거의 겨울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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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 곳의 정확한 위치를 모르니깐, 차를 타고 계속 지켜보기만 했는데.. 결국 어떤 길에 주차를 하고 꽤 걸어들어가니 아주 작은 골짜기가 보입니다. 밑에 사진에 연두색 자켓을 입으신 분이 David Ward라는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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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시료채취전 기본 조사를 하시는데, 모든것을 직접 하십니다. 이번에 여쭤봤는데 1949년생이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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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어떻게 생겼냐면, 아래 동영상과 같습니다.
 
 
자, 이게 왜 중요한가를 간단하게 설명을 드리면... 지구가 만들어진 후에 원시 지구의 대기환경에서 단세포 생명체가 무기물->유기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것이 빛 에너지를 활용하는 광합성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물 분자에서 수소원자를 떼어내면서 이산화탄소를 고정해서 유기물로 만들고, 그 부산물로 산소가 만들어지는 과정이지요. 하지만 초기 지구에서는 산소가 거의 없었고 산소를 만들어내지도 못했다고 합니다. 그 당시의 원시 미생물은 빛을 이용해서 황화수소에서 수소분자를 떼어낸 다음 그 에너지를 이용하여 이산화탄소를 유기물로 만드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것을 anoxygenic photosynthesis라고 합니다. 한국말로 번역하면 산소비발생 광합성? 이 미생물 군집은 산소 대신 환원된 황을 내어놓습니다. 밑에 동영상을 보시면 거품이 부글부글 올라오는데요, 이것은 물이 끓어서 발생하는 수증기가 아니라, 밑에서 올라오는 이산화탄소 거품입니다. 여기 spring에는 산소가 거의 없다고 합니다. 물의 온도는 섭씨로 60도가 조금 안되는 정도이구요. 이산화탄소가 거의 포화수준으로 녹아 있어서 이러한 미생물이 이것을 유기물로 변환하는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녹색을 띄는 미생물 군집은 강한 태양볕 아래에서 산소를 내어놓으면서 자라고, 이것을 이루는 중요 미생물은 남조류라고 하는 시아노박테리아(cyanobacteria)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우리가 찾은 이 작은 연못에는 cyanobacteria가 없고 chloroflexi군집만 있다고 합니다. cyanobacteria는 산소를 내어놓는 광합성을 하거든요. NASA에서 4년 지원하기로 하고, 제가 하는 분석방법을 이용해서 밤과 낮의 대사물질들을 살펴보는 연구가 1차년 목표입니다. 사실 이런 환경에 살고 있는 미생물 연구는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십수년째 진행중이고 지구상에 비슷한 환경이 몇군데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래도 우리가 하는 일은 새로운 분석 방법을 적용해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기 위한 연구죠.... (너무 길었네요). 하나만 덧 붙이면 cyanobacteria는 symbiosis라는 과정을 통해 식물이 광합성을 하게 하는 진화가 이루어집니다. 원핵생물에서 진핵생물로 바뀌는 과정이죠. (과학 이야기는 진짜 끝! ^^)


 

차갑게 식었지만, 직접 빵과 햄을 사서 만들어 먹은 샌드위치로 점심을.. 가히 눈물젖은 빵과 유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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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에서 잠은 이곳에서... 그 교수님과 나는 차에 나란히 누워서 잠을 자고 시간별로 같이 일어나서 시료 채취를... 곰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나타날지 몰라서 밤에 같이 걸어갈때는 어디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에 아주 민감하죠. 항상 곰을 만나면 뿌리는 bear spray를 밤이든 낮이든 가지고 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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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옐로스톤 하늘입니다. 여명이 펼쳐지네요. 사실 밤에 하늘의 은하수도 봤는데, 핸드폰 카메라로는 도저히 그 모습을 옮길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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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뭘 채취하냐면 아래와 같은 것입니다. 미생물 덩어리(군집)을 일정한 크기로 떠내는 것이죠. 꺼내자 마자 바로 액체 질소에 담궈서 순식간에 얼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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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오후였던가? 어떤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 단체 방문객이 열로스톤을 찾았는데, 파크 레인저가 우리를 향해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아이들에게 설명해줄수 있냐고 묻길로 우리는 가능하다고 했죠 (사실은 그 교수님혼자만 가능, 저는 아이들에게 쉽게 설명하려면 사전 준비가 꽤 필요할 듯 합니다. 즉흥적으로는 거의 불가 ㅋㅋ)
한 15분간 진화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해서 왜 이 연구를 왜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시더라구요. 아이들이 다 잘 이해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ㅎㅎ  설명을 마치고 나서 차례로 줄을 서서 둘러 보았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들도 질문이 꽤 많더라구요. 그리고, 끝나고 교수님과 이야기 했는데, 진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니까 어떤 부모의 표정이 좀 안좋았다더라는.. ㅎㅎ 그 엄마는 창조론을 굳게 믿는 사람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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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옐로스톤 갈때마다 곰을 만나면 어쩌나 걱정인데, 역시 일 때문에 가서 곰을 만난적은 없네요. 그래도 우리가 시료채취하는데 큰 동물이 예의상 우리한테 와서 인사는 해야 하는거 아닌가 했는데, 요 녀석들이 우리 시료채취 지역으로 유유히 지나갔습니다. 사슴가족! 멀어서 선명하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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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료채취가 끝나고, 교수님은 주변을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듯이 정리 하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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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마무리 작업으로 옐로스톤 국립공원 사무실에 모든 연구활동이 끝났다는 것을 알리고 사람들을 만나러 들어갔습니다. 앞으로도 원활한(?) 연구진행을 위해서는 이쪽 사람들과 잘 지내야 한다는... 세상 어디든 만고불변의 진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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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2년만에 야외로 나간거라 기분 전환도 되고 좋은데, 좀 피곤하네요. 하하 그래도 제가 하는 일이 분석화학적 연구인지라 실제 시료가 어떤 곳에서 오는지는 꼭 봐야 하더라구요. 특히 환경시료의 경우....

2016/09/19 00:23 2016/09/19 00:23
crinite 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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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함집사 2016/09/20 11:59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창세기 공부 다시 혀야겠어! ㅎㅎ 창조론에 받대하면 언제 집사 받을라고 ㅋㅋ

    • crinite 2016/09/20 22:26  편집/삭제  댓글 주소

      창세기는 여러번 읽어본 듯, 하지만 과학자는 과학적 사실을 믿어야지. 그리고 내가 무슨 집사? 세례도 안받고 있는데.... 아마 함 집사가 함 장로님이 되는게 더 빠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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