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미국에서 사고가 났을 경우,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라고 여러가지 글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으로 접촉사고를 당하기 전까지는 그게 잘 눈에 들어오지 않죠. 한번의 경험이 있으면, 그 다음에는 그런 글들도 크게 볼 필요도 없구요.

지난 연말에 미국와서 처음으로 경찰이 출동하는 접촉사고가 났었습니다. 아내가 미니밴 차를 몰고 집 근처 라운드어바웃(원형교차료)에 진입하기전에 멈추는 순간 뒤에서 따라오던 소형 밴트럭이 뒤에서 추돌을 했습니다. 아내의 전화를 받고 사고현장으로 가보니, 현장에서 좀 떨어진 곳에 모두 차를 옮겨놓고 경찰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밑에 사진에 보시는 바와 같이, 뒷범퍼 가운데가 찍혀서 구멍이 났고 범퍼가 이탈했고, 밑에 반사경(리플렉터) 하나가 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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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라, 경찰도 꽤 오래기다려야 오더라구요. 아마도 길을 막고 있는 큰 사고였다면 더 빨리 왔겠지요? 경찰이 오더니 관련된 모든 사람을 모이게 한다음, 차례로 상황을 물어보고 정리를 하더라구요. 그리고 다친데가 없는지, 몸에 이상은 없는지.. 등등.. 그러더니 자기가 종합한 상황을 한번 브리핑 식으로 모두가 듣게 정리해서 다 말을 하고는 자기 노트에 적었습니다. 그리고 양쪽 사고/가해 차량 모두 자동차 등록증과 보험카드를 가지고 경찰차 안으로가서, 서류 작업을 하더라구요. 거의 한 15분? 그러더니 나와서 리치랜드 경찰서의 사고번호가 씌여진 명함을 하나씩 나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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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번호에 모든게 다 적혀있으니 각자 보험사에 연락해서 알아서 하라고 하고는 경찰은 그냥 휙 떠나버렸습니다. 사고를 낸 트럭 운전자한테는 다시한번 안전운전하라는 말과 함께...

저는 그냥 명함만 하나 받는게 이상해서 가해측 운전자 면허증이랑 보험회사 보험증을 사진찍으려 하니, 그 경찰이 리포트에 다 있으니 그럴 필요 없다는겁니다. (혹시 리포트에 이상한 말 써놨을까봐 그 당시에는 걱정이..)

암튼 이걸 받고, 일단은 차가 운전에는 전혀 지장이 없으니, 집으로 와서 정식 경찰 리포트가 만들어지기를 기다렸습니다. 저는 다음주 월요일이면 될줄 알았는데, 이 공식 리포트가 나오는데까지 약 10여일이 걸렸습니다. 다시한번 경미한 사고여서 경찰이 천천히 하나? 하는 그런 의구심이 들더군요. 이번에 새롭게 안 사실. 워싱턴주에서 교통사고가 나서 경찰이 리포트를 작성했으면, 그게 인터넷에 다 있습니다. 물론 세부내역 조회는 안되지만, 사고에 관련된 모든 사람의 이름과 일시 등등이 나옵니다.

즉 각 도시의 경찰이 사고 리포트 작성이 끝나면 여기에서 검색이 가능합니다. 저도 여기에서 올라온 사실을 확인하고, 인터넷으로 출력하지는 않고 리치랜드 경찰서를 직접 찾아 갔더니, 프린트된 경찰 사고 리포트를 주더라구요. 아래와 같은 4장짜리 리포트입니다. 읽어보니 정말 여기 리포트에 모든게 다 담겨져있습니다. 모든 인적사항과 보험관련 정보, 경찰관의 상황설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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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보다 놀랐던것은 상황을 그림으로까지 그려놓았더라구요. 아래와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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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운행중 뒤에서 추돌한 경우는 안전거리 미확보로 100%라고 본것 같은데, 경찰 리포트에는 그게 100%라고 씌여있지는 않고 잘못은 따라오던 차량의 잘못으로 서술되어 있더라구요. 저는 경찰이 혹시나 이상한 말 써놨을까봐 좀 걱정했었는데, 기우였습니다.

그리고 조금 당황했던것은, 뒤에서 추돌한 차량은 미국 전역에 지점을 두고, 캘리포니아에 본사가 있는 회사등록 차량이었고, 그 차량 보험회사가 Zurich라는 굉장히 생소한 보험회사였습니다. 일반 보험회사는 미국 TV에 끊임없이 광고를 하기때문에 음악만 들어도 무슨 광고인줄 알 정도인데, Zurich는 처음 들어보는 회사였습니다. 저의 보험 브로커한테 물어보니, 걱정 말라고, 그 회사는 개인운전자 보험사업을 하지 않고, 기업들의 운전보험만 관리해서 모르는 것이고, 좋은 회사니깐 알아서 잘 해줄거라고 하는 답을 받았습니다.

그 다음 절차는 어떻게 되느냐면, 일단 제가 저의 자동차 보험회사에도 알리고, 상대방 보험회사에도 Claim을 시작했습니다. 저의 자동차 보험사에서는 경찰 리포트를 보더니, 우리가 할 일은 없는것 같다면서 우선은 저의 case는 불활성화시킨다고 전화통화로 하고, 혹시나 문제가 생기면 다시 연락 달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다음날인가, 가해자측 Zurich회사가 아닌 Gallagher Basset이라는 회사에서 조정자(adjuster)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사고가 났을때 보험사의 업무를 Outsourcing 하는 회사더군요. 즉 이 회사에서 이 사고를 맡아서 다 처리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 사람은 일리노이주에서 전화를 하더라구요. 첫번째로 저한테 알려준것은 사고차량을 감정할 사람을 보낸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보험회사는 감정사가 많이 없어서 자기가 알아본다고 하고서는 나중에 정해졌는데 Yakima에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즉 이사람이 워싱턴주 중남부를 관할하는 사람 같더라구요. 그 사람이 직접 우리집에 와서 차량의 상태를 모두 확인하고 사진을 찍어서 갔습니다. 자기가 리포트하고 나면 그 조정자한테서 다시 연락이 올거라고...

그리고 며칠이 지나서 드디어 연락이 왔습니다. 저차의 수리 견적이 $X,XXX.XX이 나왔으니, 우선 수표를 발행해서 보내주겠다. 너가 차를 수리할 곳과 일정이 정해지면 알려 달라고 하더라구요. 모든게 처음 해 본 프로세스. 저의 직장 동료의 친한 친구가 하는 자동차 수리 전문 샵에 가서 수리 견적과 일정을 잡고 이것을 그 조정자에게 알려주었습니다. 그러니깐 그 사람이 렌트카 예약을 해놓더라구요. 선택권 없이 Enterprise. 아마 회사들끼리 계약이 되어 있겠죠?

수리를 맡김과 동시에 같은 형태의 차량을 빌려줬는데, 역시나 렌트카 업체에서 주로 보이는 미니밴, 닷지 카라반이었습니다. 아내가 몰고 나갈때 찍은 사진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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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기간은 7일 (주말빼면 5일), 그 기간동안 렌트카를 쓰게 해주더라구요. 그리고 드디어 차를 찾으러 갔습니다. 역시 차가 새차가 되어있더라구요. 세차도 깔끔하게 되어 있고 코팅까지... 그리고 수리비용은 보험회사에서 견적한것보다 몇백불 더 나왔는데, 그것은 자기들이 거기에 알아서 청구를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보험회사에서 수표로 보내준 금액만 결제를 했습니다. 사고 날짜로부터 수리가 끝난 날까지 거의 두달이 걸렸습니다. 한국같았으면 잘하면 일주일이면 가능할 일 같은데요. 사실 그 사이 크리스마스, 새해 연휴도 있었고, 사고 자체가 경미한 사고여서 그런지 모든게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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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이 차를 수리한 Kennewick에 있는 바디 샵에 구글 Review를 보면 정말 평이 좋은데, 그 평이 좋은 이유를나중에 알게되었습니다. 여기를 나올때 거기에 review를 써주기만 하면, $25 기프트 카드를 보내준대요. 하.. 다들 기프트 카드를 받는거다 보니, 다들 리뷰도 잘써주고 별도 다섯개씩이나... ^^  다들 사업의 수완이겠지요.

다시 한번 정리하면.

1. 사고가 나면 사고 현장에서 충분한 증거 사진을 찍어두고
2. 경미하면 차량을 옮겨놓고 경찰을 부르고, (큰 사고면 그 상황에서 911 연락하고)
3. 도착한 경찰한테 정확하게 상황을 설명
4. 정식 경찰 리포트가 작성되면 보험회사에 연락
5. 그때부터는 보험회사가 알아서 하고, 하라는대로 하면 됨

모든 것을 처음해봤는데, 다시 하면 훨씬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하 물론 사고는 나면 안되죠!














2020/02/26 00:58 2020/02/26 00:58
crinite 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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